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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랑게이’ 방문 때 역시 내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 팀은 필리핀 현지 간호학과 파트너 학생들과 함께 바랑게이를 돌며 기초적인 건강검진을 해주었는데, ‘바랑게이’의 실상은 생각보다 더욱 참혹했다. 바닷가 위에 집을 지어놓고 생활하는 ‘바랑게이’ 입주민들은 그 바닷물에 용변을 해결하고 쓰레기도 버리고 그 물에 옷도 빨고 목욕도 하며 놀기도 하는 등 위생에 대해 전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더군다나 우리 팀에서 맡은 주민 중엔 혈압이 ‘220/100’에 달하는 고혈압환자 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무상으로 운영하는 헬스 케어 센터에서 제공하는 약도 먹지 않고 지내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에 궁금했던 내가 필리피노 파트너에게 ‘저 사람은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약을 왜 복용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매번 와서 건강검진을 하고 약을 복용하라고 말해도 사람들이 귀찮아서 가질 않는다고 하였다. 그런 말을 듣고 나는 현재 필리핀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사람들의 정신 상태 개선이 1차원적 의료서비스 제공과 함께 이루어 져야 이 후엔 조금 더 자율적인 보건 위생 상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필리핀 La Salle Hospital에서 수술실 참관이 내게 많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수술 참관은 우리가 직접 수술실에 들어가서 참관한 것이 아닌 유리벽 너머에서 수술하는 것을 보는 방식의 참관이었다. 수술을 직접 참관하니 ‘사람을 살리는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사명감을 가질 수 있었다. 교수님께선 이런 참관 스타일은 한국에서 보기 드물다고 하셨는데 참관하면서 한국에도 이런 형태의 수술실이 많아지면 가족들도 한결 마음 편하게 수술을 기다릴 수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자라나는 의료인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환자의 프라이버시 보호 및 인권 문제가 있으니 그런 점에 대해서는 아직 조심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필리핀에서 7박8일은 아쉬운 것도 많았지만, 많은 것을 내게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우리 간호과 팀 외에 다른 비 간호 전공인인 한국 사람이 팀에 포함 되어서 그런지 교수님들과 우리 학생들과의 교감이 조금 줄진 않았는가 싶어 그런 점은 조금 아쉽긴 했지만 또 나름 신기하고 맛있는 필리핀 음식도 많이 먹고 새로운 경험들도 하며 같은 전공을 공부하는 필리핀 현지 친구들과도 많이 친해지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았다. 또한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 ‘바랑게이’ 봉사 당시 기숙사 외 열악한 건물에서 직접 밥을 해먹고 함께 잠을 자면서 팀 내 학생들 간에도 더욱 많이 끈끈해 진 것 같아 함께 있는 동료의 소중함 도 느낄 수 있었다. 만약에 동기 및 선후배 중에서 이런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추천해줄 것이다. 이 후 다음번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직접 지원해 다시금 새로운 경험들을 느껴보고 싶고 내 소양을 더욱 갈고 닦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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