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날은 마닐라의 유적을 둘러보았다.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었던 필리핀은 골목골목 유럽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았다. 또한 국민의 83%가 가톨릭을 종교로 가진 만큼 가톨릭과 관련된 건물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둘째 날부터 병원견학이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내 마음의 상태가 조금씩 변한 것 같다. 너무 힘들고 아픈 상황에서도 낯선 이방인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그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많았다. 가는 팔에 링거를 꽂아놓고서도 자칫 폐를 끼친다고 짜증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웃어주는 그들을 보며 한순간 울컥한 적도 있었다.
또한 커뮤니티는 나의 생각의 한계를 뛰어넘는 세상이었다. 모든 것이 상상이상이었다. 한국에서도 극기훈련이나 캠프에 여러 번 참가해 본적이 있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나로서도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때때로 나를 시험하였고, 참을 수 없게 하였다. 하지만 더욱 놀랐던 것은 낙후된 시설의 수상가옥에 살면서 여러 질병에 노출되어 있지만, 매일 새로운 집을 지으며 한사람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통로를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이었다. 바랑게이라 불리는 그곳에는 아이들이 많았다. 우리가 지나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어른들도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나중에 우리가 그곳을 떠날 때쯤엔 수십 명의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떠나올 땐 아쉬움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내가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는지 그들과의 비교를 통해 깨달았다는 것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 연수를 통해 얻은 것이 많다.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고, 행복은 웃음으로 인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돈이 없다는 것은 불편한 것이지 불행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겠다.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넓은 마음을 가지고, 넓은 인간관계를 맺고 싶다면 꼭 필리핀으로 가기를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