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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날은, 간단한 프로그램의 일정을 듣고, SPUM의 캠퍼스 내부를 견학했다. SPUM은 심리학과나 관광학과 등 여러 가지 학과가 있는 University 이지만 특히 간호학과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학교여서 건물의 1/3이상이 간호학과에 관련된 실습실과 교실들이었다. 이 중 인상 깊었던 점은 각 학년의 교실 안에 그 학년에 필요한 실습실이 함께 갖추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곳 내부의 시설이 정말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갖춰야 할 것은 다 갖추고 있는 것 같았다. 캠퍼스 견학이후 필리핀 버디(프로그램 중 우리를 도와주는 SPUM 학생)들과 함께 New Manila (Makati City)로 이동해 씨티 투어를 했다. 버디들은 이곳은 굉장히 큰 쇼핑몰들도 모여져 있고 높은 빌딩도 많아, 필리핀의 뉴욕이라고 불린다고 했다. 이런 것들을 보고 필리핀이라고 해서 다 못사는 동네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날 부터는 SPC(St. Paul 수녀회)소속의 수녀원 몇 곳과 병원들을 둘러보며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이날 방문 했던 곳 중 하나인 SPC Vigil House는 SPC 소속의 수녀원으로서 늙고 아프신 수녀님들이 계시는 곳으로, 100년 역사를 가진 오직 기부로만 운영 되고 있는 곳이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기부로만 운영하여 한 기관을 오랜 시간을 유지 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다고 알고 있는데,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후진국인 필리핀에서 100여년 동안 기부로만 운영하여 유지해오고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우리는 총 4개의 병원을 방문했다. 그 중 첫 번째로 방문 했던 병원은 DLSU라는 대학 병원이었다. 이곳은 De La Salle University 가 운영하는 3차 대학 병원이었는데 이 곳에서 치료가 다 끝났지만 병원비 2만원이 없어 퇴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아이와 엄마를 볼 수 있었다. 겨우 2만원 때문에 병원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니 매우 안쓰러웠다.
다음으로는 SPC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선병원인 St.Paul Hospital에 갔다. 이곳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침대 수가 부족해 한 침대에 몇 명의 환자가 누워있고, 환자들은 환자복조차 입고 있지 않는 등 무균적인 것들이 지켜지는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과연 이러한 곳에서 병원 위생이 얼마나 지켜질 수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병원은 CSMC(Cardinal Santos Medical Center)라는 곳이었는데 이 곳은 사립병원으로서 필리핀내에서 상류층 사람들과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병원이었다. 이 병원은 비싼 병원비를 내고 이용하는 만큼 앞서 방문한 병원들과는 달리 그 시설이 정말 깨끗하고 잘되어 있었다. 특히 이 병원의 VIP 룸은 하루 입원비가 한화 50만원 정도로 우리나라 기업 병원과 맞먹었는 가격 이었는데 이런 것들을 보고 이전에 갔었던 병원에서는 2만원이 없어서 퇴원을 못하고 있는데 하루에 50만원의 입원비를 내고 입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에 필리핀내의 빈부격차를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은 여태까지의 빡빡한 프로그램을 마무리 짓고 우리나라 전통공연과 K-Pop 댄스를 하고 선물을 나눠주는 시간을 가졌다. 부족한 춤 실력이었지만 노력이 가상하였는지 필리핀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많은 박수를 쳐주었다. 오전에는 버디들과 쇼핑도 하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로 계획 되어있었으나 예기치 못한 태풍으로 계획이 모두 취소되어서 많이 아쉬웠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히 전공 연수를 떠나 힘든 일정을 함께하며 서로 의지 하는 동안에 선 후배간의 벽도 무너뜨릴 수 있었고 필리핀의 글로벌한 친구들도 많이 얻게 되었다. 또 내가 여태껏 우물 안의 개구리로 살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과 함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소한 것에 웃고 행복하게 사는 필리핀 사람들과는 달리 좋은 환경 안에서도 웃음을 잃고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살아 왔던 나에 대해 많은 회의감이 들게 해준 프로그램이었다. 만약 다음에도 이러한 기회가 온다면 또 다시 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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