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봉사체험
12학번 권민주
다문화 ACE 사업의 하나로 ‘다문화 해외 봉사 기획 프로그램’을 다녀왔다. 2012년 12월 18일부터 30일까지 캄보디아의 주로 캄폼 플럭 초중등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했고, 성탄절에는 보육원과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한 캄폼 플럭 초등학교의 시설은 충격이었다. 전기가 전혀 들어오지 않는 건물, 시골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재래식 화장실, 제대로 된 학교종이 없어서 포탄을 쏘고 남은 탄피로 울리는 수업 시작 종, 허물어져 가는 슬레이트 판자로 만든 유치원 교실, 전교생 중 반이 서있기에도 좁은 운동장 등 제대로 갖추어 진 것이 없어 보였다.
우리 팀은 열악한 조건에서 한국에서 준비해간 것들을 실행했다. 준비한 것 중에서 제일 중요했던 봉사활동은 벽화그리기였다. 처음에는 이 큰 벽을 어떻게 꾸밀까 고민이 많이 되었고 막막했다. 캄보디아에서 파는 페인트의 색깔도 제한적이었고, 장비도 전통 재래시장 밖에 없는 현지에서 구하기도 힘들었다. 팀원들과 상의해서 도안을 만들고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캄폼 플럭의 아이들은 멀찍이 떨어져서 우리 팀을 관찰 했다. 페인트를 섞고 바탕색을 칠하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의 본격적인 벽화 그리기가 시작 되었다. 상아색 회벽은 알록달록한 해바라기가 수놓아 졌고, 꽃잎이 한 장 한 장 늘어 날 때 마다 아이들의 마음도 우리에게 조금씩 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업을 받던 아이들도 쉬는 시간만 되면 수업 시간동안 해바라기가 얼마나 완성되었나 보러 나오고 잘 그렸다고 칭찬을 했다. 특히 며칠 전만해도 떨어져서 구경만 했던 아이들이 우리에게 점점 다가오고 우리의 일을 알아서 도와주었다. 비록 말도 통하지 않았고, 물건 하나를 얘기하려면 손으로 모양을 만들어 설명해야 했지만 아이들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려고 노력했고, 학교의 벽이 예쁘게 변신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며 매우 기뻐하였다. 드디어 벽화가 완성되고 선생님과 아이들은 우리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벽화를 다 그린 후 뒷정리를 할 때 맨발로 뛰어놀던 아이들이 완성된 벽화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다 나의 허리를 꼭 안아주며 ‘thank you’라는 말을 해 주었을 때의 눈망울과 그 목소리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러고는 들판에서 꽃을 꺾어 자신의 머리 방울로 엮어 꽃다발을 만들어 나의 주머니에 넣어 주었을 때 며칠 동안 땡볕에서 고생했던 봉사활동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과 헤어질 때쯤 캄퐁 플럭의 아이들은 우리를 더 이상 이방인으로 보지 않았다. 처음 봤을 때 보여주었던 겁먹은 눈빛과 호기심 어린 장난들은 볼 수 없었고, 우리를 친구처럼 대해주었다. 내 손을 꼭 잡으며 짧은 영어 단어 몇 마디로 나에게 가지 말라고 또 언제 올거냐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는 아이들을 두고 떠나는 발걸음 무거웠다.
지금, 나는 원래의 일상생활로 돌아왔다. 하지만 캄보디아를 갔다 오기 전의 일상과는 다른 일상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편견, 선입견과 진정한 행복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캄폼 플럭 초등학교를 처음 마주했을 때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곳에서 살면 얼마나 불편하고 불행할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우리보다 편리하지 못한 환경, 깨끗하지 못한 시설을 보고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그들을 본 것이다. 하지만 그 곳에서 지내고 있는 아이들은 나보다 훨씬 행복해보였고, 내가 보냈던 학창시절보다 더 자유롭게 뛰어 놀았다. 캄폼 플럭에서 봉사활동 했던 마지막 날, 나와 많은 이야기를 했던 여중생 밋다이에게 내가 질문을 했다. ‘Are you happy?’ 밋다이의 대답은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I’m always happy. Nowadays very happy because of you‘라고 대답했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가진 선입견을 모두 충족하고 더 많이 가지는 것, 더 여유로워 지는 것, 내가 갖기에는 조금 멀리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캄보디아에서 본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았다. 주어진 것이 어떠한 환경이든 그것에서 감사함을 느끼고 소박하더라도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캄보디아에서 생활하는 동안 팀원들의 건강을 챙기는 역할을 했었다. 한 팀에 속해 있는 의료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 상황 처리능력이 팀의 활력소가 될 수도 있고, 팀을 망칠수도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몸소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의 간호사의 길, 의료인으로서 미래에 할 수 있는 것과 그에 따른 내 자질도 고민해 보는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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