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해외의료봉사 체험기
21학번 최수빈
필리핀으로 가는 밤 비행기에서 바라본 밤하늘은 정말 아름다웠다. 육지에서는 직접 눈으로 볼 수 없었던 별들을 바라보며 필리핀에서의 4박 5일 의료봉사를 아주 열정적으로 해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러나 의료봉사 첫 번째 날, 찜통 같은 더위로 인해 시간이 나기만 하면 밖에 있는 의자에 드러눕기 마련이었다.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빛을 막기 위해 검은 비닐봉지를 찢어 창문을 가려가며 더위를 피했다. 평소에 땀이 별로 없었던 나도 30도에 이르는 더위와 기구 소독을 위한 끓는 물 앞에서는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었다. 더위를 참지 못할 때마다 예진부에 내려가 선풍기 앞에서 몸을 식히기도 했지만, 큰 선풍기 하나에 의지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대기 환자들을 맡는 예진부를 보면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또한, 같은 부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매일 붙어있었던 치과 선생님들과 치과에 방문하는 환아들을 보며 더욱 기운을 낼 수 있었다. 각 부서를 둘러볼 때마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봉사단을 보며, 짧다면 짧았고 길다면 길었던 빠야따스에서의 4박 5일 동안 느꼈던 의료진들의 연대감을 여전히 잊을 수 없다.
소독부에서만 할 수 있었던 환자들의 치료를 위한 기구들을 소독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매우 뿌듯했다. 사실 영어 회화가 익숙하지 않았던 탓에 가장 부담이 적을 것 같은 소독부에 지원했던 것인데, 아쉬웠던 점을 굳이 뽑자면 환자와 직접적인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는 점이다. 다음에도 이번 해외 의료봉사와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망설임 없이 모든 일에 도전할 것이라 다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구수에 비해 적은 의료시설, 도로의 심한 매연, 길거리의 쓰레기들을 보며 한국에 비해 취약한 환경임을 몸소 체험했다. 그러나 내가 보았던 빠야따스의 주민들은 어떤 환경에서도 저마다의 행복을 찾아가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며 나도 함께 웃을 수 있었다. 각 나라의 의료 불평등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의료계의 주된 숙제일 것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해외 의료봉사의 기회 또한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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