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해외의료봉사 체험기
21학번 황선희
봉사 첫날, 걱정과 설렘이 가득한 가운데, 환영 목걸이를 받고 빠르게 준비를 마쳤다. 내 부서는 CSR 팀으로, 기구들의 소독에 힘썼다. 병원에서는 언제나 필요한 물품이 갖추어져 있어 기구들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었지만, 이번 봉사를 통해 그 가치를 깨달았다. 계속 나오는 용품을 소독하면서 부족함에 대한 걱정과 소독기(autoclave)가 1대만 더 있었으면, 버너가 한 개만 더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나를 감쌌다. 또, 하루 끝에는 진료를 받지 못하고 돌아간 환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다음 날은 일에 조금 더 익숙해져 전날에 비해 힘들지 않았다. 치과 옆에서 일을 하며 보니, 이를 뽑는 사람들이 많아 당황했고, 필리핀 아이들의 담담한 모습에 감탄했다. 뽑힌 치아들을 보며 치과 선생님들의 팀워크에 박수를 치기도 했다. 치아가 뽑힌 후 관리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신부님이 이야기를 들어보니 치과에 가면 돈이 많이 들어, 이때 치아를 뽑아 두고 일회용 치아에 의존하며 산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보건소에서의 마지막 날, 가져온 물품 부족으로 모든 환자를 봐 드릴 순 없었다. 치과 바늘이 가득 찬 큰 물통을 보면서 치과 선생님들의 대단함을 느꼈지만, 동시에 진료를 못 받은 환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또, 오늘은 할 일이 많이 줄었다고 생각한 내가 미웠다. 봉사가 끝난 후, 뷔페에서 밥을 먹으며 동행한 언니의 이야기 "여기 오니깐 더욱 실감이 난다. 누구는 돈 때문에 진료도 못 받는 처지이고, 누구는 이렇게 좋은 곳에서 웃으며 밥을 먹고…."로 현실이 더욱 실감 났다. 또, 에어컨이 추울 정도로 틀려있고, 깨끗한 물이 끊기지 않고 나오는 숙소를 보니 보건소 주변 문도 잘 고정되어 있지 않던 집들이 생각이 났다. 내가 누리고 있는 삶이 누군가에겐 꿈꾸던 삶일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봉사를 간 내가 그저 멋지다는 생각을 한 나 지신이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봉사를 통해 빠야따스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봉사에서 느낀 감정을 잊지 않고 감사하며 살아가야겠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참여하고 싶다.
[CSR 팀에서 잘 이끌어주시고, 많이 알려주신 간호사 선생님, 옆에서 세심하게 챙겨주신 교수님, 그리고 항상 자신이 하겠다며 힘이 되어준 동기들 감사합니다! 또, 다른 팀의 신부님들, 교수님들, 의사 선생님들, 의대, 간호대 학생들, 도움을 주신 필리핀 분들께 존경과 감사를 느꼈습니다. 간호사가 아닌 다른 의료인을 이해할 수 있던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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